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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Start - 일본 취업 특강 후기

Monolyst 2025. 7. 13. 23:26

작년, 숨고에 일본 취업과 일본 대학 입시, 비즈니스 일본어 관련 강의를 등록해 두었던 일이 있었다. 그때 한 강사 알선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어 강의가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였다.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살았고, 주재원과 컨설턴트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 가능하다고 답했지만, 결국 조건이 맞지 않았다. 대기업 측에서 강사의 국적이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흐지부지된 줄 알았던 와중에, 1년쯤 지난 어느 날 같은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다. 경기도권의 한 대학에서 ‘일본 취업 특강’을 맡아줄 수 있겠냐는 제안이었다. 강의료가 아주 매력적인 것은 아니었고, 집에서도 꽤 먼 거리였으며, 평일이라 반차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팀장에서 물러난 직후라 상대적으로 업무에 여유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 경험이 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일본에서 취업 준비를 하며 겪은 시행착오, 자소서와 면접 준비로 인해 대상포진까지 앓았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했기에, 이번엔 내가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차례라고 느꼈다.

강의 구성: 이론보다 경험 중심으로

학교 측에서는 구체적인 커리큘럼 요청은 하지 않았지만, 자소서 작성법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향을 설정했다. 그래서 강의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준비했다.

  1. 일본 취업 시장 동향
    – 최근 채용 트렌드, 외국인 채용 확대 여부, 업종별 변화 등
  2. 일본 기업 문화
    – 내가 직접 경험한 일본의 업무 방식, 회의 문화, 보고 체계
    – 주재원 시절 및 컨설턴트로서 겪은 조직 문화의 차이
  3. 자기소개서 작성 실습 및 피드백
    – 실제 샘플을 바탕으로 ‘지원 동기’와 ‘자신의 강점’을 일본어로 작성
    – 참가자 개별 피드백 진행

최대한 10여년 일본에서의 경험을 넣고자 하였고, 장미빛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

 

자기소개서 파트는 한국과 일본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어필하는 방향성을 강조했다. 이는 내가 팀장으로 일하며 실제 채용 현장에서 중요하게 봤던 요소이기도 하다.

작은 학교, 작지만 진심 어린 시작

당일, 한동안 입지 않았던 와이셔츠에 정장을 차려입고 학교에 도착했다. 시작 40분 전부터 도착해 준비를 하며 강의실을 둘러보았다. 규모가 작은 학교였기에 시설은 다소 열악했지만, 그 안에서 ‘학생 취업’을 전담하는 조직과 별도의 건물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동시에, 이 모든 것이 지금의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반영하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수강생은 단 4명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덕분에 밀도 높은 상호작용과 피드백이 가능했다. 준비했던 분량이 많아 자소서 실습 시간이 다소 부족했던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와이프는 “방학 중에 굳이 이런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학생이라면 착한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지만, 나는 그보다는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일본 취업시장에 대한 동향을 주로 전달 - '일손이 모자르고 한국과 비교하면 실로 어마어마하다'란...
'외국인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는 변화점 전달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

이번 특강은 내게 여러모로 의미 있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평가가 아닌, 대외적인 자리에서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특별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3시간짜리 특강을 위해 아마 몇 배의 고민과 준비를 했지만, 그 모든 시간조차 헛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효율적인 부업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내가 가진 경험과 생각이 사회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실감은 무엇보다도 값진 성과였다.

앞으로도 일본 취업, 일본 대학 진학, 비즈니스 일본어 등의 주제로 나만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 첫걸음은 조용했고, 작았지만, 분명 앞으로의 방향을 비춰주는 신호였다고 생각한다.